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영웅을 기리는 ‘영원한 불꽃’을 눈으로 덮어 끈 외국인 아이들이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은 지난 10일 크라스노예 셀로에 있는 이 불꽃에 눈을 던져 끈 혐의로 14세와 10세 형제를 구금해 조사한 뒤 귀가 조처했다.
이 아이들은 또 다른 12세 소년과 함께 영원한 불꽃 주변에서 눈덩이를 갖고 놀다가 여러 차례 눈을 던져 불을 꺼트리고 도망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두 가족을 러시아 연방에서 추방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법원에 제출할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원한 불꽃은 러시아 명예를 위해 싸운 영웅을 꺼지지 않는 불로 추모하는 상징물로, 보통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군인을 기린다.
지난 6일에도 칼리닌그라드에서 소년 3명이 영원한 불꽃에 눈을 던져 지역 소방당국이 급히 현장에 출동해 다시 불을 붙인 일이 있었다.
러시아 각지에서는 이처럼 영원한 불꽃을 꺼트리거나 음식을 굽고 침을 뱉는 등의 ‘모독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이에 대해 사회학자 니콜라이 프루드니크는 러시아 매체 렌타에 “현대 아이들은 위대한 애국 전쟁(제2차 세계대전)과 점점 멀어지고 있고 최전선 군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연령대는 반항 욕구를 발현하기 마련이라며 누군가를 모욕하려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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