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에 트윗 “포기 일러, 사람들 화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정한 공화당 내 서열 1위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포기하긴 이르다”며 불복 노력에 계속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승복 메시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측근들은 매코널이 바이든을 축하한 것을 비난한다’는 기사를 리트윗하면서 그 위에 “미치, 7천500만 표는 현직 대통령으론 최고 기록이다.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라고 썼다.
또 “공화당은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들은 화가 나 있다”고 했다.
트윗을 올린 시간은 이날 새벽 1시께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근거 없는 대규모 선거 사기를 주장해온 트럼프가 선거를 뒤집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지지해달라고 매코널에게 애원했다”고 전했다.
앞서 매코널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연설을 통해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면서 축하를 건넸다. 그는 헌법상 대통령 선출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다음달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고도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승복 입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입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한 만큼 공화당 내 분열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WP는 “트럼프의 트윗은 바이든을 인정한 매코널의 결정이 공화당 지도부의 균열을 가져왔음을 분명히 했다”며 “공화당은 조지아 상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이 완전히 타협할 수 없는 입장을 가진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에서는 “내가 (2016년) 6300만 표에서 (올해) 7500만 표로 1200만 표나 더 얻었음에도, 2016년과 2020년의 가장 큰 차이는 폭스뉴스일 것”이라며 자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해왔던 폭스의 ‘변심’을 비난했다.
또 “오바마는 (재선 때) 300만 표나 잃었는데도 이겼다. 조작선거”라고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승복 발언에 대한 일부 트럼프 지지층의 비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동조하는 린 우드 변호사는 트윗에서 매코널을 “미국 애국자에 대한 반역자”라고 하면서 “그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크 레빈은 매코널 원내대표의 은퇴를 요구했다.
극우성향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주장을 신봉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당선인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의 미국 접수”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청년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 찰리 커크는 “누군가 은행을 털었을 때 보통 ‘축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