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3년만에 사실상 미디어시장 철수…합병회사 가치 171조원 추산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 미디어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하나로 합쳐
스트리밍 시장에서 활로 모색에 나선다.
AT&T와 디스커버리는 17일(현지시간)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합의에 따라 AT&T는
워너미디어를 기업 분할한 뒤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킨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부채를 합쳐 총 430억 달러(약 49조 원)를 받는다.
지난 2018년 워너미디어 전신인 타임워너를 인수할 때 지급한 850억 달러(약 97조 원)의 절반 수준이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수직계열화’하겠다는 의도로 타임워너를 인수한 AT&T는
케이블 채널에서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미디어 소비 행태를 따라잡지 못하다 3년 만에 사실상 발을 뺐다.
지난 3월 말 현재 AT&T의 순부채는 1천690억 달러(약 192조 원)로 금융기업들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작업은 2022년 중반에 마무리될 전망이고,
신생 합병회사의 지분 71%는 AT&T 주주들이, 나머지 29%는 디스커버리 주주들이 각각 보유한다.
합병회사는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끈다.
워너미디어는 케이블채널 CNN, HBO, 시네맥스, TNT, TBS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를 거느리고 있고,
디스커버리는 동명의 케이블채널과 애니멀플래닛, HG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워너미디어는 HBO맥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각각 운영 중이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한 발 뒤처져 있다.
HBO맥스 구독자는 6천400만 명, 디스커버리+ 구독자는 1천500만 명으로
2억 명이 넘는 넷플릭스나 출범 1년여 만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AT&T가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자산을 결합함으로써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려는 취지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CEO는 “이처럼 역사적인 브랜드, 세계적인 수준의 언론매체, 상징적인 프랜차이즈를
한 지붕 아래 통합하게 돼 너무나 신이 난다”며 양사의 미디어 자산이 “함께 함으로써 더 가치 있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회사는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뉴스, 스포츠까지 통합 제공함으로써 넷플릭스, 디즈니+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재슬라브 CEO는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