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수장 아들 ‘폭행 영상’ 파문…친푸틴계도 “그건 불법”

체첸공화국 수장 카디로프, 쿠란 태운 러 수감자 폭행하는 15세 아들 영상 올려

크렘린궁은 침묵…”러-체첸 위태로운 관계 드러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이 교도소 재소자를 폭행하는 아들의 영상을 자랑하듯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46)는 전날 15살짜리 아들 아담이 한 남성을 때리고 발로 차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카디로프는 영상과 함께 “한치의 과장도 없이, 나는 아담의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졌지만,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자 친푸틴 진영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브게니 포포프 국가두마(연방하원) 의원은 아담의 폭행을 “불법 행위”라고 규정하며 “처벌은 법원이, 오직 법원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국가두마 부의장도 “(러시아법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카디로프의 아들과 관련된 논란에 대한 질의에 “언급하지 않겠다. 그러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체첸에서는 지난 수년간 이 같은 인권침해가 꾸준히 반복되고 있으나 러시아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가디언은 이러한 러시아의 대응이 크렘린궁과 카디로프의 위태로운 관계 속 복잡한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디로프는 스스로를 ‘푸틴의 보병’이라고 부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일부 러시아 극우 세력은 러시아가 체첸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최근에는 카디로프의 첫째 아들 아흐마트가 푸틴 대통령과 단둘이 회담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 카디로프가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카디로프는 건강 이상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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