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화 위험 높이는 데 이어 백신 항체반응도 10% 줄여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심한 대기 오염에 노출된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르셀로나 글로벌보건연구소'(ISGlobal) 연구팀은 초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₂), 블랙카본 등에 노출되는 것과 코로나19 감염 병력이 없는 사람들의 면역글로불린(Ig)M과 G 항체 반응이 약 10% 떨어지는 것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를 ‘환경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했다.
ISGlobal에 따르면 선임연구원 마놀리스 코게비나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기 오염 노출과 코로나19 감염 뒤 중증화 위험의 상관관계를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데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의 항체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세 종의 백신을 1∼2차례 접종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혈액에서 5개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IgM과 IgG, IgA 항체를 측정했다.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블랙카본, 오존(O₃) 등 대기오염물에 대한 노출 정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거주지 주소를 통해 추정했다. 게놈연구 프로젝트 참여로 10여년 이상 자료가 축적된 터라 주변 환경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항체와 대기오염 노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대유행 이전에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블랙카본 등에 노출된 경우 백신을 통한 스파이크 항체가 5∼10%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는 백신 종류와 관계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선임 공동 저자인 카를로타 도바노 연구 부교수는 “대기오염이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이는 백신 효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런 결과는 유기 오염물질이 아동의 백신 반응을 줄인다는 증거와도 일치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이 더 높은 백신 반응을 일으키는 점은 대기오염의 영향이 감염 병력이 없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점을 설명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감염 병력이 있고 백신도 접종한 복합 항체를 가진 사람이 대기오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받는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항체반응 감소가 돌파 감염 위험이나 중증화율을 높이는지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논문 선임 공동 저자인 환경 역학자 카트린 토네는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의 부정적 영향에 관한 증거를 추가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대로 더 엄격한 제한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기오염은 이미 폐암과 심혈관 및 호흡기질환, 당뇨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연구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