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 총리 “공공서비스·안전·이민 통제 우선순위”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신임 총리가 5일(현지시간) 총리실에서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사를 하고 있다.

“재정·생태적 부채에 대해 진실 말할 것”…정치 세력과 대화 의지도

퇴임하는 아탈 “8개월 임기 짧아 아쉽다” 소회

좌파 연합 “유권자 메시지 외면”…내각 불신임 경고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새 총리가 5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공개하며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이날 오후 취임식에서 “우리는 지금 심각한 상황에 있다. 이 시기가 프랑스인에게 유용하도록 하려면 결단이 필요하다”며 향후 정부 운영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며칠 후 나는 주요 입법 우선순위를 제시할 것”이라며 ▲ 공공 서비스 접근 ▲ 학교 문제 ▲ 일상의 안전 ▲ 이민 통제 ▲ 프랑스인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거론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아울러 국민이 총리에게 기대하는 건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우선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재정 부채와 생태적 부채에 대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여러 정치 진영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신중히 경청하고 많은 존중을 보여야 한다. 정부와 의회 간의 존중, 그리고 모든 정치 세력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면서 “당장 오늘 저녁부터 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또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는 모든 곳에서 나온다는 걸 배웠다”며 “국가의 뿌리 깊은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선의의 모든 사람과 함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을 떠나는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임기 8개월 만에 총리직을 그만두는 점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총리가 된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생일대의 영광”이라며 “8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고, 8개월 만에 퇴임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아탈 전 총리는 “그럼에도 우리는 그동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함께 일한 장관들과 총리실 직원 등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후임자인 바르니에 총리에게 “학교를 우선순위로 삼아달라”는 부탁을 간곡히 하며 “학교는 모든 전투의 어머니이며, 공화국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 아탈 전 총리는 정부 수반이 되기 전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이날 바르니에 총리의 취임사를 두고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바르니에 총리의 취임사에 포함된 단어 어디서든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바르니에 총리는 이날 좋은 아이디어는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랫사람들이 제공한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해결책 덕분에 크고 작은 진전을 이룬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총리가 표현한 이 ‘아랫사람’이란 표현은 ‘천한 신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에 녹색당 소속 뱅자맹 뤼카 의원은 SNS에 “총리님, 공화국에는 ‘아랫사람’은 없다”며 “맨 위에 있는 이들은 민중으로, 모든 것, 그리고 당신 위에 있다. 당신은 그 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산당 이안 브로사트 상원 의원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아랫사람들 같은 건 없다. 단지 그렇게 경멸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며 “바르니에 총리도 분명히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좌파 연합은 바르니에 총리 임명은 “선거에서 좌파 연합이 1위를 차지했음에도 유권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외면한 것”이라며 의회에서 바르니에 정부의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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