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했던 ‘아첨의 기술’, 트럼프 시대 맞아 외교무대 전면에

밀한 외교적 기술이었던 ‘아첨’이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정상 외교 무대에 공공연히 등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며 노벨위원회에 보낸 추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트럼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평화를 구축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의미 있다”며 “고맙다”고 화답했다.

해당 장면은 현장에 있던 언론사 카메라들에 실시간으로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처음이 아니다. 파키스탄 정부도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무력 충돌 당시 미국이 단호한 외교적 개입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정말로 특별했다”고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 내용을 공개했다.

뤼터 총장은 하루 뒤에는 휴전 합의를 어기고 공격을 주고받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질책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아빠(Daddy)는 때로는 강한 언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엄격한 아빠’에 비유해 과도한 아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깡패'(bully)라고 표현했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발언을 내놨다.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설전을 벌였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조차도 최근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방을 벌일만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면서, 미국과 관련한 성명 서두에 매번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언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 같은 세계 정상들의 노력은 트럼프 대통령을 파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환심 사기가 각 나라에 어떤 구체적인 이득으로 돌아올지는 확실하지 않아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샘 에드워즈 영국 러프버러대학 현대정치사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외교를 바꿔놓고 있다면서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와 호의를 얻기 위해 선물을 주거나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첨은 오래된 외교 기술이지만, 정상 간의 사적인 소통마저도 일일이 공개되는 것은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전직 외교관이자 옥스포드대 외교학 프로그램 책임자인 욜란다 스피스는 “아무도 보지 않는 뒤에서 모든 일이 이뤄진다는 것이 외교가에서의 일반적인 통념이었다면,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모든 메시지가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상들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생겼다. 아첨의 게임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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