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공항서 국제선 티켓사면 수수료 부과

‘언택트’ 항공업계, 대면 서비스 유료화 ‘시동’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도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운영 기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감염 방지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비대면 서비스 정착이 일부 항공사들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들을 유료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한국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키오스크나 모바일을 활용한 ‘셀프 체크인’을 하지 않는 고객에 수수료 3000원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머지 않아 다른 항공사들도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대면 서비스의 유료 정책이 보편화됐다. 에어아시아, 이지젯, 라이언에어 등 해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모바일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해 체크인하지 않고 카운터에서 수속을 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미국 애틀란타, 파리, 암스테르담 등 해외 주요 공항들은 공항 차원에서 셀프 체크인을 전면 시행 중이기도 하다.

최근 대한항공이 현장에서 국제선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서비스 수수료 3만원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미 국내 LCC 대부분이 시행 중인 제도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국내에선 아직 대면 발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미 해외 지점에선 수수료를 받고 있다.

대신 항공사들은 체크인에서 수하물 위탁, 탑승까지 과정을 전면 비대면화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LCC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체크인 카운터를 모두 수하물 위탁 전용 카운터로 전환하면서 키오스크 수속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탑승 과정에서도 접촉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은 국내선에 한해 승객들이 비행기 탑승 전 게이트에서 핸드폰 모바일 탑승권 또는 종이탑승권의 바코드를 직접 스캔 후 탑승하는 ‘셀프보딩’을 실시 중이다.

공항 또한 비대면 서비스로 코로나19 확산에 만전을 가하고 있어 서비스의 빠른 정착이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는 14개 전국공항의 국내선 탑승시, 신분증 신원절차 확인을 바이오 정보로 대체하는 서비스를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비대면 서비스가 조만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유례없는 경영 위기를 겪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지역 본부와 지점 등을 폐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항공사들의 비대면 서비스 정착이 현재 무료인 대면 서비스들을 유료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비대면 서비스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 항공사들의 수수료 부과는 해외에 비해 늦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대면 서비스의 유료화로 수요가 줄면 인력 축소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인건비는 항공사가 지출하는 고정비 가운데 유류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미 항공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유급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무급휴직으로 대부분 전환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는 고객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 빠른 시일 내 일반화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대면 서비스의 유료 전환 움직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셀프 체크인 카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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