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구급대에 주민 신고 쇄도~ SNS에 사진과 동영상도 잇따라
“주인이 잘못해, 호랑이 다치지 않기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 가정집에서 키우던 호랑이 한 마리가 종적을 감춰 주민들이 공포에 떠는 가운데 경찰이 긴급 수배에 나섰다.
휴스턴 경찰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벵갈 호랑이를 키우다 적발돼 도주했던 빅터 휴고 쿠에바스(2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그의 차를 타고 함께 사라졌던 호랑이는 아직 찾지 못했다.
이웃 주민들이 집 마당에서 어슬렁거리는 호랑이를 보고 놀라 신고한 후 경찰이 출동하자 쿠에바스는 자신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이에 신속히 추격에 나서 사람은 하루만에 검거했지만, 호랑이의 행방을 놓친 것이다.
한 때 911구급대와 경찰에는 주택가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가 쇄도했으며, 호랑이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들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사건은 호랑이의 주인이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쿠에바스는 2017년 휴스턴 남서부 포트벤드 카운티에 있는 한 식당에서 다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쿠에바스는 호랑이 외에 원숭이도 두 마리 키우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법에 따르면 조련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이 호랑이를 키우는 것은 C급 경범죄에 해당하며, 반려 호랑이를 집에 들인 사람은 최대 500달러(약 56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원숭이의 경우 개체 무게가 13.5㎏ 이하면 반려동물로 키울 수 있다.
경찰은 이번 일로 쿠에바스에게 중범죄에 해당하는 도주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며, 보석도 철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에바스는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됐다.
반면 쿠에바스 측 변호인은 그가 호랑이 소유주가 아니라며 항변했다.
변호인은 “쿠에바스가 떠돌아다니던 호랑이를 포획한 영웅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호랑이를 찾는 게 주된 목표라면서 “호랑이를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은 호랑이가 아니라 소유주에게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