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크리틱스 초이스 2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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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가 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BFCA는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온라인 시상식에서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미나리’는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비평가들이 뽑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같은 상을 품에 안았다.
한인 2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백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FCA는 또 ‘미나리’에서 한인 이민자 가족의 막내아들 역할을 연기한 앨런 김에게 아역배우상을 수여했다.
앨런 김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활짝 웃었으나 이내 감격을 이기지 못한 듯 눈물을 흘렸다.
‘미나리’ 제작진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멋진 밤”이라며 “미나리 가족의 수상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다만, ‘미나리’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2개 부문 수상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미나리’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할머니 ‘순자’ 역할을 연기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받을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아울러 주연을 맡은 스티븐 연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노매드랜드’를 선택했다.
‘노매드랜드’는 작품·각색·촬영상을 받았고, 자오 감독에게 감독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AFP통신은 “‘노매드랜드’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아카데미상 레이스의 선두주자 위치를 확정했다”고 평가했다.
TV 부문에서는 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이 최고 드라마 시리즈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특히 영국 왕실을 떠난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이 이날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을 비판하는 폭탄 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더 크라운’이 미국 비평가들의 선택을 받는 묘한 상황이 펼쳐졌다.
‘더 크라운’은 시즌4에서 다이애나빈과 찰스 왕세자의 위태로웠던 결혼 생활을 다뤘고, 영국 왕실은 드라마 내용에 불편한 심경을 표출하면서 사실이 아닌 허구임을 명시해달라고 요구하며 넷플릭스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AFP통신은 “해리 왕자 부부의 폭발적인 인터뷰가 나온 날, 영국 왕실 드라마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TV 부문 선두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나리’가 할리우드 시상식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함에 따라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과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카데미는 지난달 9일 예비후보 발표에서 ‘미나리’를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문에 먼저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는 또 오는 15일 작품, 감독, 각본, 연기상 등 주요 부문에 대한 후보를 발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