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발표했던 유서 깊은 장소인 독일 베를린자유대 대강당이 30일(현지시간) K팝 댄스 경연장으로 탈바꿈했다.
베를린자유대 학생들은 이날 본관인 헨리포드관 대강당에서 개교75주년 행사의 하나로 K팝댄스 경연대회를 열었다.
당초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학생들이 기획했던 소규모 K팝 행사는 법대 등 다른 단과대 학생들과 외부 K팝 팬들의 관심 속에 대강당을 가득 채운 K팝 경연대회로 탈바꿈했다. 대회 준비와 개최는 전적으로 학생들 주도로 이뤄졌다.
블랙핑크, 트와이스, 카이, 지코, 슈퍼주니어, 엔하이픈, 몬스터엑스 등 경연곡이 나올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떼창이 계속됐다. 학생들은 복도 등에 서서 너도나도 K팝 댄스를 췄다.
경연대회 조직위원회에서 활약한 한국학과 1학년 발렌티나는 “원래 한국학과 학생들 주도로 K팝 음악을 트는 작은 행사를 하려 했는데, 안팎에서 관심이 커지면서 경연대회를 하게 됐다”면서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준비해야 해 2월부터 정말 바빴다”고 말했다.
2018년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BTS를 통해 K팝에 빠졌다는 발렌티나는 “K팝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들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난다”면서 “K팝 댄스도 즐기는데, 한번 빠져드니 헤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랜 경력과 우수한 실력으로 정평 난 K팝 댄서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솔로와 듀오, 그룹 등 부문별로 1∼3위를 시상했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역사문화학부 학장 겸 한국학과장은 “학교 강당이 K팝 댄스 경연장으로 탈바꿈하다니 격세지감”이라며 “한국학과 아닌 학생들도 한꺼번에 모여 한국어로 떼창하고, 강당이 떠나가라 환호하며 춤을 춰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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