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세로 메르세다리오(6천720m) 빙하 암반 등정 중 사고로 사망
“닫혔던 상처가 다시 열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제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
지난 1월 말, 아르헨티나 산후안주 빙하에서 발견된 시신이 42년 전에 사고로 사망한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라노라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등 다수의 현지 매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제서야 동생이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사망사고 당시 같이 등반한 언니 코리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현지 지역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코리나는 42년이 지났으나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1981년 3월 언니인 코리나 그리고 당시 20세였던 여동생 마르타 그리고 이탈리아 남성 산악인 이 셋은 미주대륙에서 8번째로 높고 아르헨티나에서 2번째로 높은 세로 메르세다리오(6천720m)를 등정하기 위해 떠났다.
사고가 난 날은 더 없이 하늘이 푸르고 맑은 날이었다. 빙하 벽의 2/3 지점 정도였는데 1초의 찰나에 코리나는 다른 쪽에서 빙하 벽을 오르던 동생 마르타의 짧은 비명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을 직접 보지 못했으나 코리나는 마르타가 죽었다는 걸 직감했다고 했다.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리나와 지인은 서둘러서 마르타를 찾기 위해 하산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어둠에 싸여 속도를 낼 수가 없었고 밤새 움직인 이 둘은 다음 날 오전 결국 싸늘한 시신과 마주하게 되었고, 빙하의 크레바스로 인해 시신을 옮길 수가 없었다.
결국 하산해서 당국에 신고하고 전문가들과 다시 마르타의 시신을 찾으러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찾을 수가 없었다.
마르타를 찾기 위해 가족들은 이듬해 산악인 지인들과 다시 그 장소로 가서 수색작업을 했으나 실패했고 이렇게 40여 년이 흘렀다.
마르타는 42년이 지나 다른 산악인들에 의해 빙하에 갇힌 채 발견되었다.
“동생은 만약 산에서 죽게 된다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 또는 떨어진 지점에 뿌려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세로 메르세다리오는 이미 동생의 집이라고 생각한다”고 코리나는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