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중국 반환 25주년을 맞아 마카오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마카오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성과를 추켜세우면서 홍콩을 향해 이러한 ‘모범사례’를 따를 것을 주문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카오 방문 이틀째인 이날 마카오 정부가 주최한 환영 만찬 연설에서 마카오가 지난 5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회복을 비롯한 각종 사업에서 진전을 이뤄 “마카오 특색의 일국양제를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지난 5년간 마카오가 경제발전, 민생복지, 국제적 영향력과 인지도 향상 등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은 일국양제를 전면적이고 확실하게 관철했기 때문이라며 “일국양제라는 독특한 이점을 가지고 이미 견실한 발전 토대를 쌓았으며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을 갖췄다”고 치하했다.
이날 오전 헝친(橫琴) 광둥·마카오 심화 협력구를 시찰할 때는 마카오와 헝친이 일국양제의 실천에 새로운 모범사례이자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광둥성·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지역) 건설과 국가의 수준 높은 대외개방을 실현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카오 과학기술대학에선 중국 본토와 마카오가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해 5월 발사한 첫번째 위성 ‘마카오 과학 1호’의 연구자와 학생 대표를 만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카오와 본토 간 첨단 기술협력의 성공적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어 호얏셍(賀一誠) 마카오 행정장관과 20일 취임하는 삼호우파이(岑浩輝) 제6대 행정장관을 비롯한 마카오 행정·입법·사법기관 책임자와 만나서도 “마카오에서 일국양제 실천이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고 높이 평가했다.
‘일국양제 모범생’ 마카오에 대한 이 같은 상찬은 또 다른 특별행정구인 홍콩에 대한 메시지로 이어졌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마카오 반환 25주년 행사 참석차 마카오를 찾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과 만나 일국양제 실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홍콩과 마카오는 더 큰 성과를 보이고 더 나은 발전을 이루며 서로 배우고 본보기로 삼아 더 빛나는 전망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홍콩에 대한 국가의 기대가 매우 높다”며 “리 장관과 홍콩 정부가 믿음직하게 정치를 시행하고 경제와 발전에 최선을 다해 홍콩의 새로운 영광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지난 13일에도 업무 보고차 베이징을 찾은 리 장관과 만났다. 시 주석은 업무보고를 들은 뒤 리 장관에게 ‘홍콩판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의 입법을 “역사적으로 완수했다”고 치하했다.
기본법 23조는 중국 중앙정부가 2019년 홍콩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2020년 6월 직접 만든 홍콩 국가보안법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로 홍콩 당국이 자체 제정했다.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간 이 법은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 39가지 안보 범죄를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처벌 조항을 담았다. 이에 유엔과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이 법이 홍콩 시민의 기본적 자유를 약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환 후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카지노 메카’로 떠오르며 눈에 띄는 경제적 발전을 이룬 마카오는 때때로 반(反)중국 정서를 표출해온 홍콩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에서는 국가보안법 입법이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켰으나 지난해 마카오에서 대폭 강화된 국가보안법이 입법회(의회)를 통과했을 때는 별다른 마찰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2014년 ‘우산 혁명’이나 2019년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등 홍콩을 휩쓸었던 대규모 반정부 집회·시위도 마카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