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한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인 9일 오전 11시 4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있는 밀라노 종합병원에 알람이 울렸다.
이 병원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형편이 안 되는 부모를 위해 ‘생명을 위한 요람’을 운영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에네아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아기를 남의 손으로라도 잘 기르려는 엄마의 고통스럽고 애정 어린 작별 인사가 적혀 있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아기에 대한 넘치는 사랑과 동시에 미안함이 가득 묻어나는 이 편지에는 아기가 무척 건강하며, 병원에서 필요한 모든 검사를 받은 결과,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편지의 마지막에는 “mama(엄마)”라고 서명이 돼 있었다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밀라노 종합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아기를 검진한 결과 생후 일주일 정도 되는 이 아기는 몸무게 2.6㎏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책임자인 파비오 모스카 교수는 “부활절에 아기가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감동적”이라며 “아기의 엄마가 이 말을 꼭 들었으면 좋겠다. 아기를 지금이라도 되찾아갈 수 있고, 우리가 아기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밀라노 종합병원은 ‘생명을 위한 요람’을 16년째 운영하고 있다. ‘에네아’는 2012년과 2016년에 이어 이곳에 맡겨진 3번째 아기다.
모스카 교수는 관련 뉴스가 보도된 뒤 자신의 이메일을 통해 여섯 부부가 ‘에네아’를 입양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슴 따뜻해지는 관심이지만 ‘에네아’는 법원에서 적합한 가정을 선정해 입양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