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인 이민사·기여도, 공립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가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역사를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포함하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6·민주)는 9일(현지시간) 한인 다수 거주지역인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나일스의 나일스 웨스트 고등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제도민들의 역사를 주정부 관할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한 ‘공정한 아시아계 미국인 역사 교육'(Teaching Equitable Asian American Community History) 법안에 서명했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아시아계 대상 폭력 범죄가 증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일리노이는 아시아계 미국인 역사를 공교육 과정에 도입한 미국의 첫번째 주가 됐다”고 전했다.
기본 지침은 일리노이 주 교육위원회가 내리되 수업내용, 할당 시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각 교육청이 재량껏 결정할 수 있다.
일리노이 주의회의 아시아계 의원 5명 가운데 1명인 중국계 제니퍼 공-거쇼비츠 주하원의원(민주)은 법안 서명식에서 “로스쿨 진학 전까지 미국의 ‘중국인 배척법'(1882년 발효·1943년 폐지)에 대해 배우지 못했고, 조부모님이 차별 및 추방에 대한 두려움에 떨며 살았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리노이 공립학교에서는 이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억류,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공로 등에 대해서도 가르치게 된다”며 “10만 명에 달하는 일리노이주 아시아계 초·중·고교생들이 자신의 뿌리와 배경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지난 5월 주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압도적 지지(108대10)를 얻어 가결됐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한 후 “우리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궁극적으로는 이상적인 국가 건설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영리단체 ‘아시아계 미국인 교육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 스튜어트 궈는 일리노이주의 이번 행보가 다른 주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재 약 10개 주에서 인종 및 민족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유사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