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까지 시신 90구 발굴, 311명 실종신고”
케냐에서 집단 아사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가운데 가장들이 아내와 아이들이 한꺼번에 실종됐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전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부 메루 출신의 스티븐 므위티 씨는 결혼한 지 10년 된 아내가 8개월 전 다섯 자녀를 모두 데리고 샤카홀라로 떠난뒤 실종됐다고 전했다.
샤카홀라는 신도들에게 굶어 죽어야 천국 간다는 믿음을 주입해 집단 아사하게 만든 사이비 목사 매켄지 은텡게가 운영해 온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천㎡)의 삼림지대를 일컫는다.
발굴된 시신의 50~60%가 어린이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적십자사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종 신고된 사람만 311명이며 이중 아동이 150명이라고 밝혔다.
서부 무미아스 지역에 사는 존 무홀로 씨는 2~12세의 자녀 4명이 4주 전 실종됐다.
아이들을 데려간 그의 아내는 이번 수색 과정에서 혼수상태로 구조돼 의식을 되찾았으나 아이들의 행방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부인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금식’에 들어갈 때 금식하지 않는 다른 여성의 손에 아이들을 맡겼다고 말했다.
무홀로 씨는 아이들이 매켄지 목사의 교회에서 굶어 죽거나 살해당한 수백 명의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른다며 우려했다.
아이들의 친할머니 스콜라스티카 시리아 씨는 “아이들에게 금식을 강요하고 금식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구타당해 죽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이들이 살해당했을까봐 두렵다. 어머니가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자녀를 죽인다는 이야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은텡게 목사는 2017년 ‘교육은 성경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며 신도들에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강요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지난달에도 그는 부모가 2명의 아이를 감금하고 굶겨 죽인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됐으나 10만 실링(약 97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달 중순 또다시 경찰에 체포된 은텡게에 대해 집단학살의 책임을 물을 예정인 법원 심리는 내달 2일로 예정됐다.
자칭 목회자와 사이비 종교가 난립하는 케냐에서는 이단 교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