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전선 뛰어든 프랑스 기자 로켓포 공격에 숨져

32살 아르망 솔딘…최전선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서 희생

“전 세계가 고인에 빚지고 있다”…전 세계서 애도 이어져

 

러시아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참상을 전하던 프랑스 기자가 9일(현지시간) 최전선에서 일하다 로켓포 공격에 숨졌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사망한 취재진은 최소 11명으로 늘었다.

프랑스 공영 AFP 통신은 자사 영상기자인 아르망 솔딘(32)이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 마을에 그라드 로켓포가 떨어져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라드는 옛소련 시절 개발된 다연장 로켓포다.

고인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이 발발한 바로 다음 날 우크라이나로 들어가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전쟁의 참상을 타전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는 거주지를 우크라이나로 옮기고 영상 취재단장으로 최전선 격전지인 동부와 남부를 직접 찾아가 빗발치는 포탄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는 사라예보 출신 프랑스 국적자로, AFP 소속으로는 2015년부터 이탈리아 로마에서 일하기 시작해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0일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영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파브리스 프리스 AFP 회장은 “아르망을 잃게 돼 언론사 전체가 비탄에 빠졌다”면서 “그의 순직은 매일매일 우크라이나 상황을 타전하는 취재진이 직면한 위험을 고통스럽게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는 용감하게 전쟁 시작부터 최전선에서 우리에게 알리기 위한 진실을 찾아나섰다”면서 고인의 가족과 동료에게 애도를 전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사실들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일을 하다가 숨을 거둔 고인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애도를 표명하는 성명에서 그를 숨지게 한 것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 때문이었다고 규탄했고,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도 러시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흐무트를 품고 있는 도네츠크 주지사 파블로 키릴렌코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계속해서 우리의 전쟁에 대해 진실을 말해주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고인과 고인의 가족,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아르망은 재능 있고 용감한 언론인이었다”며 “고인의 일은 이 전쟁의 어둠 속에서 계속 빛을 비춰주는 저널리즘의 핵심이었다”고 추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 세계가 솔딘을 포함한 순직 언론인들에게 “빚을 졌다”고 말했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워싱턴 싱크탱크 프리덤하우스 연설에서 애도를 표했다.

러시아에서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사망 소식을 접해 “슬프다”면서도 “기자가 사망한 경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앞뒤 상황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솔딘의 한 동료는 “그는 가장 험난한 곳을 취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자기 일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카메라를 든 채 최전선에 뛰어들면서도 전쟁이 불러온 또 다른 슬픔에도 시선을 돌렸다.

그는 키이우를 떠나 피란길에 오른 아들과 전쟁터로 징집된 아버지가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야 하는 애틋한 순간을 포착했고, 이달 초에는 흙투성이 참호에서 다친 고슴도치를 구조해 건강을 되찾도록 돌봐주기도 했다.

그가 고슴도치에게 붙여준 이름은 ‘행운이'(Luck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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