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센터 조사…”美 이기적·위선적, 中 경제 패권 우려”
유럽 젊은이들이 영향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 비판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이 국제 질서를 잡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는 것과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잡으려 하는 것을 모두 우려한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1월 8일∼18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 출신의 18∼29세 성인 약 120명으로 구성된 포커스그룹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응답자들은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자국 중심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자국 문제를 고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인권·민주주의를 지적하는 위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3개국의 각 이념 그룹 전반에 걸쳐 유럽 젊은이들은 미국이 세계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세계 경찰이라는 견해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예로는 미국이 탈레반 축출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벌이고서는 20년 만에 철군해 탈레반이 금세 재집권한 일이 꼽혔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응답자들 모두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형편없이 실행됐다는 의견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
응답자들은 중국에 대해서는 상품 제조·수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투자·기간시설 구축에 나서는 점을 경계했다.
3개국 응답자 모두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봤다. 독일에서는 중국을 꼽은 응답자가 55%로 유럽연합(EU) 18%, 미국 17%를 크게 앞질렀다.
응답자들은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행동에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우파 성향의 한 영국 여성 응답자는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상품 측면에서는 훌륭하지만 인권 측면에서는 형편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소아스(SOAS) 중국 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은 “유럽 젊은이들은 애초에 권위와 권력에 대한 존경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다른 국가에 명령을 내리는 ‘큰 국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다만 미국, 중국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자국이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단절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자국과 중국이 척지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실용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이들 응답자는 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