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EU대사 면담 가던 中 인권운동가 2명 구금…EU 공식 항의

“中, 해당 일정 사전 인지했을 것”…’애매한’ EU-중국관계에 또다시 먹구름

 

중국 인권운동가 2명이 베이징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로 향하던 길에 돌연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해 EU가 중국 당국에 공식 항의했다.

주중 EU 대표부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 인권변호사 위원성(余文生)과 그의 부인 쉬옌(許艶)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에 EU 대표부는 중국 외교부에 공식 항의했으며, 두 사람을 포함한 구금돼 있는 인권운동가 전원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했다.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이들의 체포가 “중국 당국이 예정돼 있던 면담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중국 인권운동가 중 한 명인 위 변호사는 2018년 1월 국가 주석 경쟁 선거, 군사위원회 주석직 및 군사위원회 폐지 등을 주장하는 ‘개헌 건의서’를 발표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으며, ‘국가정권 선동전복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해 출소했다.

그는 투옥 중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인 쉬옌도 2021년까지 교도소에 있는 남편 면회가 금지됐으며 당국의 철저한 감시를 받아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인권단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더욱이 이날 체포가 EU가 약 4년 만에 중국과 ‘인권 대화’를 재개하고, 대중 강경 노선을 택한 미국과 달리 중국을 향해 ‘위험 경감’을 함께 모색하자고 연일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EU-중국 관계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5∼7일 중국 방문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명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베이징 방문을 연기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EU 대외관계청(EEAS)에 올린 글에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EU와 중국 간 간극이 큰 현안으로 규정하고 “인권은 보편적이며 어디서나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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