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7월 28일)를 앞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야권 지도자의 최측근이 물리력을 동원한 여성들의 접근을 막다가 성폭력 혐의로 체포됐다.
민주 야권 정치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10년간 저와 함께 한 경호 책임자가 오늘 아침 정권에 의해 납치됐다”며 “저를 공격하려던 일부 여성에 대한 성폭력 혐의를 받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적었다.
마차도 소속 정당인 ‘벤테 베네수엘라’와 마차도 엑스 게시물에 따르면 마차도 경호팀장인 밀시아데스 아빌라는 지난 13일 라엔크루시아다에서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대선 후보 유세를 돕던 마차도와 함께 이동 중 여성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여성들은 마차도와 우루티아 후보에게 다가가려 했고, 이 과정에서 아빌라 등과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차도는 엑스에 “해당 여성들의 계획된 도발이었음을 증명하는 수십 명의 목격자와 영상이 있다”며 “아빌라는 경찰 출신으로, 저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목숨을 걸고 저를 보호했던 분”이라고 강조했다.
엘나시오날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일간지의 관련 보도 사진에는 3선에 도전한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 지지자 및 지역 주지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이 마차도 등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차도는 집권당이 아빌라를 비롯해 현재 구금된 다른 팀원 24명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비정부기구인 포로페날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 및 마차도와 연관된 102명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구금됐다고 밝히며 “체계적인 정치 탄압이 이어지고 있고 정치범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베네수엘라에서는 야당 정치인에게 음식을 팔거나 편의를 제공한 시민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국제사회는 마두로 정부에 “경쟁을 보장하는 민주적 선거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선거 공정성 훼손 논란을 이유로 지난 4월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석유·가스 부문 판매 관련 제재를 재부과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대선에는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일찌감치 마두로와 곤살레스 우루티아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두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마다 천양지차여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긴 어렵다. 서방 쪽 언론은 민주야권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낙승을, 베네수엘라 내 친(親)여권 매체는 마두로 압승 국면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주로 인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