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의 한 눈덮인 도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텍사스주의 대형 정유업체들이 지난주 한파의 영향으로 대기 오염물질을 대규모로 배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텍사스 동부 정유공장들에서 나온 연기는 수 마일 떨어진 곳에서 목격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이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들은 한파에 따른 생산 중단 상황에 부닥치자 혹한 피해 예방을 위해 설비를 가동했다고 로이터가 설명했다.
‘텍사스 환경위원회'(TCEQ)의 예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텍사스 내 대형 정유업체 5곳은 벤젠, 일산화탄소, 이산화황을 포함한 대기 오염물질을 거의 33만7천파운드(약 15만㎏) 배출했다.
에너지 기업 발레로에너지는 지난 15일부터 포트아서 정유공장에서 7만8천파운드(3만5천㎏) 규모의 가스를 배출했다고 TCEQ에 보고했다.
또 마라톤석유사는 15일 5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대기 오염물질 1만4천255파운드(약 6천㎏)를 배출했다.
이 배출량은 마라톤석유사에 2019년 한해 허용된 전체 배출 규모의 10%와 맞먹는다.
다른 정유기업 엑손모빌은 베이타운 올레핀 공장에서 벤젠 1t과 일산화탄소 6만8천t을 방출했다.
엑손모빌은 텍사스 내 정유공장 2곳이 한파와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에서 활동하는 제인 윌리엄스는 텍사스 정유공장들의 이번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통상적인 규모보다 훨씬 크다며 미국 규제 당국이 대규모 배출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텍사스에서는 많은 가정이 한파에 따른 수도 파열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일시적 한파로 거처를 옮겼던 텍사스주 주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수도관, 밸브, 탱크 등이 심하게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 전역에서 배관공들에게 수도관 등의 수리를 요청하는 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텍사스주의 한 배관업체 소유주인 에드가 코너리는 거의 40년 동안 사업을 해왔지만 이번 사태처럼 바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겨울 폭풍과 한파로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 선포를 승인했다고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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