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 감독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미국감독조합(DGA)이 수여하는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DG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개최한 제76회 연례 시상식에서 ‘첫 장편영화 감독상'(Directorial Achievement in First-Time Theatrical Feature Film) 수상자로 셀린 송 감독을 호명했다.
이 상은 첫 장편영화로 데뷔한 신인 감독에게 주는 상이다. 한국계 감독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내 첫 영화에 대한 이 놀라운 인정에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최선을 다해 영화를 계속 연출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라며 “계속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 감독의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녹인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역은 한국계 미국 배우 그레타 리가, 상대역은 한국 배우 유태오가 맡아 열연했으며,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졌다.
송 감독은 한석규·최민식·송강호 주연의 영화 ‘넘버 3′(1997)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이번 DGA 시상식의 최고상인 장편영화 감독상(이하 감독상)은 ‘오펜하이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게 돌아갔다.
놀런 감독은 ‘바비’의 그레타 거윅, ‘플라워 킬링 문’의 마틴 스코세이지,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등과 경합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놀런 감독은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라 “내 동료들이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놀런 감독이 DGA 감독상을 차지하면서 다음 달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상) 감독상을 받을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11일 전했다.
그동안 DGA 감독상 수상자 20명 중 18명이 오스카상을 받았을 정도로 감독상 부문에서 DGA와 아카데미의 일치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패스트 라이브즈’의 송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작품상 부문에서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후보에 올라 ‘오펜하이머’, ‘바비’ 등과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