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휴대전화 압수당한 한 학생이 홧김에 불 질렀다’ 정황 확보
인구 80만명의 남미 가이아나 전역을 슬픔에 빠지게 한 중등학교 기숙사 화재 참사는 이 학교 학생에 의한 방화 사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이아나 현지 일간지 ‘스타브로크 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가이아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학생 18명과 5세 어린이 등 19명을 숨지게 한 마디아 지역 학교 기숙사 화재 사건과 관련, 내부 화장실에서 처음 발화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드웨인 스코틀랜드 소방청장(직무대행)은 “우리는 누군가 악의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보고 있다”며 “누가 그랬는지는 확인 단계이지만, (누군가)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밤 수도 조지타운에서 남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마디아의 한 중등학교 기숙사에서 큰불이 나 기숙사 안에 있던 여학생 18명이 숨졌다. 기숙사 관리인의 아들인 5살 된 아이도 현장 근처에 있다가 사망했다. 23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당시 기숙사에는 12∼18세 학생 56명이 잠을 자거나 휴식 중이었다.
당국은 한밤중인 데다가 화재 발생 전 내린 집중호우 탓에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초기 진화와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기숙사 문과 창문에 쇠창살 등이 덧대어져 있어서, 학생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야간에 학생들이 몰래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창문에 쇠창살 등을 덧대서 기숙사 관리자 또는 학교 측에서 사실상 ‘봉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시신에 대해 유전자(DNA)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가이아나 정부는 국내·외 곳곳에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유족과 부상자 등에 대한 각별한 보살핌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