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휴전안’ 공 넘겨받은 러 즉답 않고 시간 벌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30일 휴전안’을 넘겨받은 러시아에선 즉답이 나오지 않았다. 말을 아끼면서 역제안을 위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연 고위급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며 러시아의 답을 요구했다.

이 휴전안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지만 러시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 측에게 이번 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기 전에는 반응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미국인들과 접촉을 예정하고 있으며 완전한 정보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도 미국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에 “러시아 연방의 입장은 합의나 당사자의 노력으로 해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 연방의 입장이 만들어지는 곳은 러시아 연방 내부”라고 말했다.

일단 러시아는 30일 휴전에 관한 세부 사항을 파악하겠다며 시간을 번 셈이다. 그간 러시아는 일시적 휴전은 우크라이나에 재무장·재정비할 틈을 줄 뿐이라며 부정적이었다.

특히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휴전안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제시한 휴전 조건과 얼마나 겹치는 지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군 철수 등 조건을 충족하면 즉시 휴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 제안의 본질은 서방이 원하는 일시적인 휴전이나 분쟁의 동결이 아니라 완전한 결말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30일 휴전안을 대체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의러시아당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대표는 현지 매체 뉴스.루에 “휴전으로 키이우 정권이 또 다른 휴식, 재편성, 새 무기 획득, 서방 파트너에게 새 전략적 해결책을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보와 위성 통신 제공을 중단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체파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같은 매체에 휴전에 나서기 전에 우크라이나군에 내준 쿠르스크주의 영토를 완전히 탈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쿠르스크주에서 성공적으로 반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도 우위다. 전황에서 우세한 만큼 서둘러 휴전에 합의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다.

러시아가 자국과 대화를 재개한 트럼프 미 정부를 높이 평가해온 만큼 휴전안을 전격 수용하며 통 크게 화답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희토류를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할 준비가 됐다고 직접 언급하는 등 러시아가 미국과 경제 분야에서 협력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30일 휴전안을 경제 분야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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