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팝 듀오 그룹’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 수상
BTS ‘마이 유니버스’ 수록된 콜드플레이 9집, ‘앨범 오브 더 이어’ 수상 불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5일(현지시간) 미국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세 번째로 수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트로피를 품에 안지는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5회 시상식에서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각각 올랐다.
하지만 본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뮤직비디오’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갔다. 또 3년 연속 후보로 올라 기대를 모은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는 히트곡 ‘언홀리'(Unholy)를 내놓은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에게 트로피가 주어졌다.
방탄소년단은 ‘마이 유니버스’가 수록된 콜드플레이의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가 ‘그래미 어워즈’의 4대 본상 가운데 하나인 ‘앨범 오브 더 이어'(Album Of The Year) 후보에 포함돼 수상을 기대했지만, 이 영예는 영국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3년 전 제62회 시상식에서 릴 나스 엑스와 합동 공연을 펼치면서 그래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제63회와 제64회 시상식에서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는 못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이들은 제63회와 제64회 시상식에서는 K팝 가수 최초로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각각 단독 무대를 꾸며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이 지난해 12월 입대해 완전체 팀으로서의 활동을 쉬고 있는 터라 이번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해왔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1974년 시작)나 ‘빌보드 뮤직 어워즈'(1990년 시작)보다 역사가 훨씬 길다.
그래미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에 중점을 둬 수상도 그만큼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수상한 바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 가수들이 한 번 (후보로) 오르기도 어려운 자리에 3년 연속으로 후보로 지명된 것은 그만큼 팝 시장이 방탄소년단을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멤버들이 차례로 입대하고 솔로 활동도 펼칠 텐데, 그래미라는 목표는 멤버 자신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요계에서는 K팝 한류가 지속되는 한 그래미 도전은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지금처럼 북미에서 K팝의 영향력이 커지면 수상 가능성은 차츰 열린다고 보고 있다”며 “그래미가 워낙 팝 장르에 호의적이지 않고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방탄소년단 말고도 블랙핑크 등이 판매량이 많아지고 인기가 커지면 후보에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