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추적으로 찾은 생부가 FBI 지명수배범…일가족 살해 혐의

FBI 지명수배자 윌리엄 브래드퍼드 주니어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입양 가정에서 자란 60대 미국 여성이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부를 찾았으나 연방수사국(FBI)의 지명수배범으로 밝혀졌다.

미국에 사는 63세 캐시 질크리스트는 지난 2017년 DNA 검사를 하면서 자신이 입양됐고, 다른 친인척을 찾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그의 사촌이 메인주(洲)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놀랍게도 두 사람은 같은 대학 전공에 영어 교사로 같은 직업을 갖고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질크리스트는 DNA 검사로 알게 된 사촌 수잔 길모어와 함께 다른 가족들을 찾기로 했다고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적 결과 질크리스트는 1957년 입양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생모의 인적 사항도 확인했다.

생부를 찾는 과정은 수년이 더 걸렸으며,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윌리엄 브래드퍼드 비숍 주니어라는 그의 생부가 1970년대부터 미 정부의 수배를 받아왔고, 2014년부터는 FBI 주요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FBI에 따르면 비숍은 1976년 3월 1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68세 어머니와 37세 아내, 그리고 각각 5세·10세·14세의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이었다.

비숍은 가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옮기고,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비숍은 예일 대학교에서 미국학 학사 학위를 받고, 버몬트 미들베리 대학에서 이탈리아어 석사 학위를 받은 수재였다. 그는 종적을 감추기 전까지 미국 국무부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그가 살인을 저질렀던 날짜가 국무부 승진에서 탈락했던 날짜와 일치했다고 한다.

2014년 비숍의 사진이 공개되자 앨라배마주 스코츠보로의 한 장례식장 직원이 1981년 비숍과 비슷한 외모의 시신을 본 적 있다는 제보를 했으나 시신 DNA를 대조한 결과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길크리스트는 DNA 검사를 통해 가족을 찾았던 과정은 책으로 출판했다.

그는 “친어머니가 아버지의 과거를 알고 있었는지 불분명하지만, 이 모든 사실을 나이가 들어 알게 돼 기쁘다”면서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올해 84세다. 나는 그가 살아 있고, 여전히 도주 중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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