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스 은폐’ 폭로 의사 장옌융 별세…”중국, 부고까지 검열”

2004년 톈안먼 민주화시위 재평가 요구하며 ‘금지 인물’ 전락

 

2003년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은폐 사실을 폭로해 ‘중국의 양심’으로 불렸던 의사 장옌융이 지난 11일 91세로 별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장옌융은 자신이 수십년간 재직했던 인민해방군 301병원에서 폐렴과 다른 질환으로 숨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의 사인이 코로나19와 관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족은 그가 지난 1월 베이징에 코로나19가 퍼져나갔을 때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하지만 당시 세계 각국은 중국의 철저한 보도 통제로 사스라는 전염병이 퍼지는 것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상한 괴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지만 중국 당국은 장옌융이 2003년 4월 미국 ‘타임’을 통해 사스 실태를 폭로한 이후에야 현실을 공개했다.

장옌융은 외신을 접촉하기 전 현지 봉황TV와 중국중앙TV(CCTV)에 자신이 파악한 사스 실태에 대한 서한을 보냈지만 무시당했다.

그는 ‘타임’에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만 최소 60명이 사스로 치료를 받았고 그중 7명이 사망했는데 베이징 당국은 겨우 10여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분노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폭로로 국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중국 정부는 베이징 시장과 위생부장을 파면했으며 4월 20일 현재 300명 이상이 사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400명은 감염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초 공식 발표보다 10배나 많은 규모였다.

당시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기구, 세계 각국과의 공조 체제가 이뤄지면서 사스 확산은 비로소 잡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홍콩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약 8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후였다.

사스 은폐 폭로 당시 이미 71세로 외과 주임 의사 자리에서 물러났던 장옌융은 본토 언론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웅이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언론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으며 자신은 충성스러운 공산당원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던 그는 이듬해 2월 당 지도부에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탄압을 비판하는 서한을 보낸 후 고초를 겪기 시작했다.

그는 톈안먼 시위의 재평가를 요구했다가 7주간 구금됐으며 구금 기간 매일 자아비판문을 작성하고 세뇌교육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관영 매체가 찬양하던 영웅에서 언급하면 안되는 ‘금지 인물’로 전락했다.

10개월간 가택연금에 처한 그는 2004년 8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당국이 필리핀 시상식 참석을 불허하면서 그의 딸이 대리 수상했다.

SCMP는 “장옌융의 부고와 애도를 표하는 대부분의 게시물이 지난 이틀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엄격히 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03년 5월 중국 관영 매체에 “의사로서 사실에 진실한 것은 기본 요건이며 그것은 내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2013년 SCMP 기자가 참석한 한 비공개 포럼에서는 “중국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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