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관제사 노조도 파업 동참, 항공편 무더기 결항 예상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 후폭풍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오는 16일(현지시간) 총파업이 예고됐다.
그리스 최대 공무원 노조인 ADEDY와 주요 민간 부문 노조인 GSEE가 16일 전국적으로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그리스 국영 ANA-MPA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ADEDY는 “(열차 사고가 일어난) 템피의 범죄는 은폐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마땅히 누려야 할 삶, 우리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파업에는 그리스 항공 관제사협회인 EEEKE, 해상 노동자 연맹인 PNO도 동참한다.
이에 따라 그리스 공항의 국내선 및 국제선이 무더기로 결항하고, 여객선 서비스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다른 운송 노조도 총파업에 가세할 것이라며 16일 하루 동안 그리스의 교통망이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노동계는 같은 날 수도 아테네 중심부인 신태그마 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로 인해 57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대다수가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20대 대학생으로 확인되면서 공분을 키웠다.
사고 이후 주무 부서 장관이 사임하고,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지 못했다.
지난주에는 그리스 주요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규모 정부 규탄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번 참사가 노후화된 철도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한 정부의 오랜 방관과 무대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분노한 여론은 정권 퇴진론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조만간 다가올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철도 교통이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테네와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를 잇는 주요 노선은 4월 1일부터 다시 운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