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군 나오지 않고 미군 폭격기 맞선 중공군 도강 작전 그려
중국, 미중 갈등 심화 속 ‘항미원조’ 영화·드라마로 내부 결집
한국에서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가 상영 허가를 얻은 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승전을 다룬 영화다.
중국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을 띄우며 내부 결집을 노리는 가운데 나온 애국주의 영화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자국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라고 부른다.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문제의 영화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항미원조 기념식에서 연설한 지난해 10월 23일 개봉했다.
원제는 ‘금강천'(金剛川)이다.
1953년 7월 금성 전투를 앞두고 다음 날 새벽까지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공군이 미군 정찰기와 B-29 폭격기의 공습을 당한다.
고사포로 맞서면서 다리가 파괴되면 다시 고치는 일을 거듭하다 결국 병사들의 몸으로 널빤지를 받쳐 쌓은 다리를 건너 도강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전투를 중국 보병, 미국 폭격기, 중국 고사포 등의 여러 각도로 나눠서 묘사한다.
영화는 ‘1950년 6월 조선전쟁(한국전쟁)이 전면적으로 발발했다’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이어 “9월 15일 미군이 인천에 상륙해 ‘연합군’의 이름으로 북진했다. 중국의 영토 주권과 생명 안전이 엄중한 위협에 처했다”면서 “침략자의 도발에 직면해 중국 정부는 조선(북한) 정부의 요청을 받고 숙고한 뒤 군대를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북한의 남침은 언급하지 않고 미군을 ‘침략자’로 규정한 것이다.
영화는 중국 관객들 사이에서 만듦새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의 점수는 6.5점에 그쳤다. ‘팔백'(八佰)이 7.5점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