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성당서 투치족 난민 2천여명 살해 주도 혐의
유엔 산하 수사팀·인터폴·남아공 경찰 공조로 검거
29년 전 르완다 대학살의 주범 중 한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체포됐다.
2001년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의 체포 영장 발부로 추적망을 피해 도피 생활을 시작한 지 22년 만이다.
남아공 경찰 특별수사대 ‘호크스'(HAWKS)는 25일(현지시간) 르완다 집단학살 용의자인 풀전스 카이셰마(61)를 전날 웨스턴케이프주의 ‘파를’ 포도 농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ICTR은 집단학살, 인도에 반한 죄 등의 혐의로 2001년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나 여태껏 그의 소재를 찾지 못해 법정에 세우지 못했다.
2010년 설립된 IRMCT는 2015년 활동을 마무리한 ICTR로부터 남은 사건을 이관받았고, 세르지 브램머츠 검사를 중심으로 한 수색팀이 카이셰마를 비롯한 남은 전범들을 추적해 왔다.
브램머츠 검사는 “카이셰마는 20년 이상 도망자였다”며 “그의 체포로 마침내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정의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잠비크와 에스와티니 등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그를 추적한 끝에 남아공 당국의 지원과 협력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정의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카이셰마의 체포로 이어진 정보에 대해 500만 달러의 보상을 제공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남아공 경찰은 카이셰마가 르완다로 송환되기에 앞서 오는 26일 케이프타운의 법정에 출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셰마의 검거로 ICTR에 기소됐으나 아직 체포되지 않은 르완다 대학살 용의자는 3명으로 줄었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후투족 출신인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하자, 대통령 경호부대가 소수파 투치족을 배후로 지목하고 투치족과 일부 온건파 후투족을 대거 학살해 약 80만 명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