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72시간 임박…산간 일부 마을 전체가 잔햇더미로
모로코 정부, 4개국 지원만 수용…일각 비판에 “추가 가능”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강진 발생 나흘째인 11일(현지시간) 지진으로 숨진 희생자가 2천5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오면서 생존자를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시간과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모로코 내무부는 지난 8일 오후 11시 11분께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오전 10시 현재 2천497명이 숨지고 2천476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국영 일간지 ‘르 마탱’이 보도했다.
내무부는 부상자 중에서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피해가 큰 진앙 인근 아틀라스산맥 산간 지역 마을의 가옥 대부분이 지진에 취약한 진흙과 벽돌이나 돌, 목재 주택인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지진으로 무너지면서 잔해에 깔린 실종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가능성이 철강·콘크리트 구조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재해로 인산 사망자가 1만∼10만명에 달할 가능성도 21%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실제 진앙에서 동북쪽으로 50㎞ 정도 떨어진 알하우즈 주의 산간 마을 타페가그테는 서 있는 건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전체가 거대한 잔햇더미로 바뀌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모로코 군 구조대는 민간 구조대와 함께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고자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민의 절반 이상이 이미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모로코 군의 한 구조대원은 로이터 통신에 “벽과 천장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흙더미로 변해 사람들을 산 채로 끌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마을 전체 주민 200명 중 무려 9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여태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의 수도 다수라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생존자들은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병원에 있거나 죽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