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 원치 않는 키스한 스페인축구협회장, 25일 사퇴할 듯

20일 끝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키스한 스페인축구협회장이 25일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AFP통신과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은 25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이날 협회에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0일 스페인 대표팀이 2023 FIFA 여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두 손으로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했다.

이후 에르모소가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고,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폭력에 해당하는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에르모소가 가입한 노동조합인 풋프로 역시 24일 성명을 내고 “이 행위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조치가 채택돼야 한다”고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당시 감정이 벅차올라 실수를 저질렀다”며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지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축구협회장의 사과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을 더럽혔다”며 자격 박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역시 성명을 내고, FIFA도 24일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징계 검토에 들어가는 등 파장이 커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결국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AFP통신은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 여부를 묻는 말에 스페인축구협회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축구 선수 출신인 루비알레스 회장은 2018년 5월 스페인 협회장에 취임했으며 그해 6월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이틀 앞두고 당시 스페인 국가대표 사령탑이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해임한 바 있다.

또 스페인 슈퍼컵 개최지를 2019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로 옮겼고, 이날 시상식에서 ‘키스 사건’ 외에도 선수들과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다가 이번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는 지난해 9월부터 주축 선수 15명이 호르헤 빌다 대표팀 감독의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고 ‘보이콧’ 의사를 밝혔지만 협회는 이를 무시하고 빌다 감독을 지지하는 등 다소 논란이 큰 결정을 내려왔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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