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애인을 납치했다. 돌려받길 원한다면 600만원짜리 자전거를 내놓아라.”
건장한 30대 남성을 납치했는데 자전거를 원하다니. 뭔가 이상한 내용이지만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이 수상한 납치는 역시나 자작극이었다.
외도 상대를 만나려고 자작 납치극을 벌인 호주의 철없는 30대 남성이 경찰에 수색 인력 낭비에 따른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고 CNN, BBC 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밤중에, 그것도 새해 전야를 코앞에 두고 그런 비즈니스 약속이 있다는 게 석연찮았던 동거인은 그럼에도 이에라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동거인의 휴대전화에 느닷없는 괴한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현재 이에라를 납치해 데리고 있으며, 이에라의 몸값으로 약 7천 호주달러(약 600만 원) 상당의 자전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라가 납치됐다는 문자에 깜짝 놀란 동거인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례적인 성인 납치 사건에 연말연시를 즐기려던 경찰도 비상이 걸렸고, 즉시 수사팀이 가동됐다.
하지만 수색은 다음 날 아침 경찰이 답토에서 이에라의 차를 발견하면서 싱겁게 끝났다.
그런데 납치됐다는 이에라는 당시 차 안에 혼자 있었다. 그는 경찰에게 자신이 중동 출신 남성들에게 납치됐다가 방금 풀려났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보름에 걸쳐 폐쇄회로TV(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이에라는 사건 당일 납치는커녕 내연녀를 만나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에라를 무고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고, NSW 울런공 지방법원은 26일 그에게 수색과 이후 동선 추적에 투입된 비용 1만6천218호주달러(약 1천400만 원)를 경찰에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35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내렸다.
판사는 이에라가 저지른 일에 대해 ‘혐오스럽다’면서 “당신은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동거인에게 공포스러운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라 측 변호인은 성명에서 이에라가 징역형을 피한 데 만족한다면서 “지역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으로서 자기 삶을 계속 이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