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유엔 중동특사 통해 경고장 “레드라인 있다…대지진 닥칠 것”
이란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입장은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보복을 천명하고 일주일 넘게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공습을 퍼붓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지상전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같은날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두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나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특히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벤네슬란드 특사는 이같은 말을 듣고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과 다른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은 이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란이 시리아의 무장 단체나 헤즈볼라의 전면 참전 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직·간접적으로 분쟁에 개입하면 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만나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했다.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헤즈볼라가 마련한 시나리오에 대해 알고 있다”며 “저항 세력이 취하든 어떤 조치라도 이스라엘에는 대지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조직적인 전쟁 범죄가 즉각 중단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가능성도 상상할 수 있다”라고도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중동에서 확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미국의 지지를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통화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과 자기 결정권을 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중동 각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중동 지역 분쟁 확산을 막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