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끝났다고 울었다…키오스크 싫어ㅠㅠ”
지난 7일 트위터에 올라온 글의 일부입니다.
햄버거가 먹고 싶어 패스트푸드점에 찾아간 한 고령 여성이 무인주문기의 사용법을 몰라 20분간 헤매다가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연인데요.
글쓴이는 전화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고령의 어머니가 속상함에 눈물을 보이자 답답한 마음에 무인주문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글쓴이는 “해당 패스트푸드점 직원에 대한 원망은 아니다”면서도 “엄마도 당시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보여서 말을 못 걸었다고 하셨다. 다만 키오스크의 접근성 폭이 너무 좁게 형성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사연은 게시된 지 3일만에 1만4천 건이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과거 자신의 키오스크 이용 경험을 언급하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솔직히 나도 헷갈리고 버벅거리는데 엄마는 오죽할까…”
“우리한테는 간단한 일들도 기술에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는 큰 도전으로 다가오는 거겠죠”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무인주문기, 일명 키오스크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인데요.
인건비 절감과 불필요한 대면 자제 등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전자기기 사용이 미숙한 고령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명백한 차별’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한 국내 항공사가 항공권 구입 시 무인단말기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가 질타를 받기도 했죠.
실제로 같은해 9월 한국소비자원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고령 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상자 모두 이용 과정에서 한 차례 이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70세 이상 대상자 5명 중 3명은 이용을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취약 계층을 위한 대책 마련의 불균형을 지적하는데요.
김 교수는 “우리는 경제성장이나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 기술 향상, 기술 습득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며 “초격차 등 한국 사회가 워낙 이러한 트렌드가 강하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보면 이런 소외계층,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이 굉장히 약하다고 볼 수 있으며 소외 계층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는 활성화시키되 최소한의 대면 서비스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인구 중에서도 연령에 따라 정보화에 익숙한 정도가 다르다”며 두가지 차원에서의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하는데요.
최 교수는 “하나는 어르신들이 이런 정보화라든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고령 친화적인 정보화 수단들을 사회가 계속 만들어낼 필요가 있고, 동시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노인 연령대나 집단들을 위해서는 이런 디지털이 아닌,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그런 매체들을 일정 기간 계속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령화는 우리 모두가 맞이할 자연스러운 흐름인데요.
발빠른 성장도 좋지만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사회 구성원들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려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