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홍역 사망 사례가 나온 미국에서 홍역 감염자가 계속 증가세다.
2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에서 통보받은 홍역 감염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미국 17개 주에서 378건의 홍역 발병 사례가 나왔다.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26일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텍사스주 서북부 서벅시에서 홍역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추가 사망 사례가 뒤따랐다.
WHO는 “예년에 비해 홍역 발생 건수가 증가했다”며 “감염자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어린이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호흡기 감염병인 홍역은 전염성이 강하며 발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실명, 폐렴, 뇌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어린이가 특히 취약하다. 미국이 WHO에 보고한 올해 홍역 감염자 입원율은 17%다.
미국은 2000년 홍역을 근절했다고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해외 입국 등의 경로로 발병자가 나왔다. 최근 텍사스주에서 확산한 홍역은 멕시코에서도 관련 사례가 보고됐다.
WHO는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홍역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권장했다.
미국에서 올해 홍역이 빠르게 번진 건 홍역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 탓에 일부 지역 학부모가 자녀의 백신 접종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런 홍역 백신 유해론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
이 논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차기 국장 지명을 한차례 철회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DC 차기 국장으로 지명한 연방 하원의원 출신의 데이브 웰던 후보자는 지난 13일 돌연 지명이 철회됐다.
홍역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그가 최근의 홍역 발병 확산세 속에서 연방 상원 복지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넘지 못할 거라는 게 지명 철회 배경으로 꼽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4일 수전 모나레즈 현 CDC 국장대행을 차기 국장으로 새로 지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