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주로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 단거리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9일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후 6시 20분께 북한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오후 7시 45분께 발표했다.
그러나 2시간 20분 가량 지난 후 “군은 북한이 같은 지역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수정 공지했다.
이는 당초 레이더로 식별한 탄도미사일 궤적은 1발이었지만 다른 여러 분석 수단을 활용한 결과 같은 장소에서 여러 발을 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합참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이례적으로 SRBM을 포착한 후 1시간 20분 이상 지나 탐지 사실을 공개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착 즉시 실시간 수준으로 공개한 그간의 방침과 달리 공지에 시간이 걸렸다.
군은 이번에도 탄도미사일의 항적을 실시간으로 탐지했지만 그 시간이 매우 짧아 궤적을 분석하느라 공지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SRBM의 궤적이 북한이 최근 자주 발사한 SRBM ‘3종’, 즉 KN-23·24·25와 달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군은 이번 SRBM이 전형적인 궤적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서도 추가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SRBM이 유난히 짧은 항적을 보인 것을 두고 발사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됐거나 북한이 서해로 미사일을 쏘면서 중국을 의식해 사거리를 짧게 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북한이 새로운 SR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는 발사 과정에 문제가 생겨 실패한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0일 초대형 방사포 2발 이후 17일 만으로,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확인된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지난달 23일에 전략순항미사일 4발을 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에 의한 확인은 없었다.
북한은 오는 13∼23일 펼쳐지는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에 반발해 도발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는 FS 기간에 사단급 쌍룡 연합상륙훈련과 연합특수작전훈련(Teak Knife·티크 나이프) 등 20여 개 훈련을 집중적으로 펼쳐 과거 ‘독수리훈련'(FE) 이상 수준의 전구(戰區)급 실기동 훈련을 전개키로 했다.
또 연습 기간에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탑재 핵 추진 잠수함의 한반도 전개가 예상된다. 지난 3일에는 B-1B 전략폭격기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 6일에는 B-52H 전략폭격기가 전개했다.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이전 정부 시기보다 훈련 규모를 키우고 실질적 훈련을 강화하는 데 대해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FS 연합연습 계획에 반발하며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일 “최근에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 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압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같은 날 북한군 총참모부는 경기도 파주시 가격장에서 포사격 ‘도발’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남측에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이 주장하는 지역에서 우리 군의 포사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