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대응 시스템 지난 정부서 갖춰”…’文정권 탓’ 與주장 반박한듯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남측 영공 침범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정부(문재인 정부)에서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등 여권이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 원인으로 군의 훈련 부족 등을 지목하며 전임 정권에 책임을 돌린 데 대한 반박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언급은 전날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신년 인사차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예방한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 레이더도 도입하고 상당한 준비를 진행했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문 전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해 국지형 방공레이더를 설치했다’고 말했다”며 “드론의 경우 20년 전부터 군에서 대응해 와 지금도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를 찾은 민주당 지도부에 이번 무인기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롯해 안보 정책 전반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문 전 대통령은 드론 무인기에 서울 상공이 뻥 뚫린 점을 걱정하셨다”며 “탄탄한 평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현 정부를 겨냥해 “서로 소통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국민을 힘들게 하는지 지난 1년간 실감했을 텐데, 너무 안타깝게 생각이 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이 대표의 평산마을 예방 편집 영상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은 이같이 밝히고, “그럴수록 국민들은 역시 민주당(에) 기대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기대에 잘 부응하려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일체가 되어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부·여당이 못하는 몫까지 민주당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그러도록 하겠다. (현 정부는) 국민, 국가의 미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너무 암울하고 절망적이니 민주당이라도 나서서 더 희망을 만들어 내야 되겠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역 민심에 관해 묻자 이 대표는 “답답해들 하신다. 어디를 가나 이야기들 비슷하고, 진영에 따라 생각이 너무 다르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현 정부를 겨냥해 “정말 예측이 안 되는 상식 밖의 일을 해대니까 저희가 대응을 하기가 참 어렵다”며 “몇 개를 쪼개면 분할해 지배하기 편하다, 이 생각을 하는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이 정부하고 그 앞에 있던 국민의힘 정부와 비교해 보면 정말로 성적표가 조금”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쟁 얘기를 너무 함부로 한다”며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여권의 강경한 메시지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도자라면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평화 정착과 민족 번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안보는 큰소리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