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분기 미국 경제가 소비 호조와 재고투자 증가에 힘입어 3%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미 경제 성장세가 점차 위축될 것이란 전문가들 관측과 달리 탄탄한 경제 체력을 바탕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2.8%(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분기(1.4%)보다 성장률이 더 오른 가운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도 크게 웃돌았다.
미국 경제는 작년 3분기 4.9%라는 ‘깜짝 성장률’을 기록한 뒤 작년 4분기 3.4%, 올해 1분기 1.4%로 성장률이 점차 둔화해왔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계절조정)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해서 GDP 통계를 발표한다.
2%대 후반의 성장률은 1%대 후반대 언저리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소비 증가율이 지난 1분기 1.5%에서 2분기 2.3%로 올라 2분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57%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절반을 웃돌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임금 증가세 둔화, 가계의 초과저축 고갈 등의 여파로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는 탄탄한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어 민간투자가 8.4% 증가해 2분기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민간투자 기여도는 1.46%포인트에 달했다.
변동성이 큰 재고투자 증가가 민간투자 증가율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됐다. 재고투자는 2분기 들어 성장률을 0.82%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재고투자의 높은 성장률 기여도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은 2분기와 같은 빠른 성장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1분기와 같은 2.6%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효과가 나타나고 앞선 재정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미국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4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1% 언저리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