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생 100명 중 3명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성전환자'(자신의 신체가 자신의 성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8일 공개한 2023년 조사에서 미국 고등학생의 3.3%가 자신을 성전환자로 인식했다.
다른 2.2%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고등학생의 3.3%가 자신이 성전환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미국 내 성전환 학생 비율에 대한 기존 추산치보다 상당히 높다고 WP는 보도했다.
성소수자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윌리엄스연구소는 2022년 보고서에서 십대의 1.4%를 성전환자로 추산했는데 이 수치는 CDC가 2017년과 2019년 15개 주(州)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WP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데이터가 불충분해서인지, 자신을 성전환자로 인식하는 젊은이가 증가해서인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CDC는 학생들의 위험한 행동 양식을 파악하기 위해 2년마다 전국 공립과 사립 고등학교 학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하는데 성전환자 질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전환을 하거나 성정체성을 의심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보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생의 26%가 지난 한 해 자살을 시도했다고 답했는데 생물학적 성과 성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시스젠더 여학생(11%)과 시스젠더 남학생(5%)에 비하면 높은 비율이다.
성전환했거나 성정체성에 의문을 가지는 학생의 약 70%는 지난 한 해 2주 이상 지속해 슬픔과 절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WP는 성전환자가 정치적 표적이 되고 이들의 활동을 법으로 제약하는 시도가 최근 증가한 가운데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주목했다.
작년 미국 20여개 주(州)에서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이나 스포츠 경기 참여, 18세 미만 어린이의 성전환 시술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했다.
CDC의 청소년·학교 보건부를 이끄는 캐슬린 이시어는 “우리나라에는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는 방식 때문에 낙인이 찍히고, 괴롭힘을 당하며,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학교와 거리감을 느끼며, 그 결과 시스젠더 동료보다 정신건강이 나쁘고 자살 위험이 큰 젊은이가 5%가 있다”며 “이건 그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