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떨이로 변한 도시”…길거리 금연단속 흐지부지

외국인 거리흡연 심각…연간 흡연 사망자 수, 암 사망자 수에 육박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길모퉁이와 골목 사이사이에서 여전히 담배 연기를 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외국인들도 제법 보인다. ‘금연 단속의 사각지대’가 따로 없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끼치지만, 현행법상 거리 흡연 자체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 금연구역이나 금연거리로 지정된 곳에서 흡연할 때만 제재가 가능하다.

문제는 그마저도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단속에 적발돼도 도망가거나 인적 사항 확인을 거부하면 지도원 입장에선 뚜렷한 대책이 없다. 외국인이 많은 지역은 피해가 더 크다. 금연구역에서 흡연이 적발되면 과태료 고지서가 주소지로 발송되지만, 단기 체류 외국인의 경우 납부 기한(60일) 전에 출국하거나 숙소를 옮기면 처벌이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거리의 흡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의 한 계정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배수구를 청소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영상 속 배수구는 담배꽁초로 가득 차 있다. 거대한 재떨이를 촬영한 수준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배수구의 3분의 2가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막혔을 때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 침수 높이가 두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여름 서울의 기록적인 폭우 피해 원인 중 하나로 막힌 배수구가 지목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담배 가격이 너무 싸서 생기는 문제”, “길에서 아무 데서나 피우고 꽁초 버리는 흡연자들 너무 짜증난다”, “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금연구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숙 대한금연학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가별 금연정책 이행률에서 한국은 담배 연기 노출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금연구역 확대를 비롯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흡연은 밑지는 장사? 돈 쓰고 몸 상했다

물론 흡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흡연자 본인이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직접흡연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직접흡연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7만27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 암(8만3378명)과 비교하면 흡연도 주요 사망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직접흡연으로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13조631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는 의료비, 교통비 등 직접비용뿐만 아니라 조기사망과 생산성 손실 등의 간접비용까지 포함한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에 투입된 예산(약 14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흡연자의 사망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남성은 1.7배, 여성은 1.8배 더 높았다. 질병청은 “흡연은 각종 암과 만성질환의 대표적인 유발 요인”이라며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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