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가 손상되거나 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장기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며 기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이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압박에 의료 전문가들은 장기 공급 위기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아이디어 중 하나는 이식된 장기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식된 장기가 첫 번째 수혜자에게 더 이상 적합하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장기가 제거되어야 하는 경우, 해당 장기가 여전히 기능할 수 있다면 이를 재처리하고 새로운 수혜자에게 이식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신장을 이식받은 후, 그 장기가 어떤 이유로든 그 수혜자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나, 해당 수혜자가 사망했을 때, 그 신장을 다른 사람에게 재이식하는 방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의대의 비뇨기과 및 이식 수술 교수인 니마 나시리 박사는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재이식은 바람직하고 실현 가능하다”라며 “희소한 기증자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해 기능하는 동종이식편(allograft)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치료 방식은 신장, 간 및 심장 재이식에서 성공 사례가 여러 건 기록되면서 좋은 출발을 했다. 물론 위험은 존재한다. 미국 플로리다의대에서 신장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프라딥 카담비 교수는 “사망한 기증자의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평균 시간이 현재 3~5년인 상황에서 재이식이 이상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이식되는 장기가 특히 그렇다.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을 기증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망한 사람의 신장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카담비 교수는 “위험은 더 높지만 적절한 상황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 수혜자는 스스로 이 결정을 내리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라며 “우리의 경험에는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몇 가지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었고 우리 환자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카담비 교수는 “재이식 시술에서는 기존 이식 수술의 고유한 위험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모든 수술에는 출혈, 질병 전파, 예상치 못한 시술적 합병증 등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른다. 이식 수술에는 장기 거부 반응이라는 추가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식 환자는 일반적으로 면역 억제제를 처방받는데, 이는 면역 체계의 반응을 약화시켜 새로운 장기를 공격하지 못하게 한다. 이 평생 요법은 환자를 다른 감염에 훨씬 더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의사는 거부 반응을 예방하는 것과 다른 합병증을 피하는 것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균형 잡아야 한다.
면역적합성이라고 알려진 항원과 일치하는 부분을 찾으면 거부 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줄어들지만, 이는 2차 이식에 또 다른 어려움을 초래한다. 나시리 박사는 “재이식 장기의 경우 면역적 환경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러한 장기는 이전 수혜자의 추가 항원을 가지고 있어 감작 및 거부 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