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가격은 전날 하루 만에 7% 급등했으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이날 약세를 보였다.
4월물은 이날이 만기로, 다음날부터 근월물이 되는 5월물 WTI 가격은 70센트(0.6%) 하락한 배럴당 109.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EU 당국이 유럽 내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유가 오름폭이 제한됐다.
CNBC는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EU가 당장 러시아의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EU의 소수 국가만이 (원유 금수 조치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한)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더 극악한 행동을 단행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이번 주에 관련된 결정은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것이 정말로 일어날지 아닐지는 불분명하다”라며 (다만) “이러한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유럽 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지난해 4분기 기준 하루 400만 배럴가량에 가까운 원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러시아로부터 디젤 및 휘발유를 하루 57만 배럴 수입한다며, 만약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면, 다른 곳에서 하루 최대 450만 배럴가량의 원유 및 원유 관련 상품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를 크게 올리지 않고는 사실상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라며 “시장도 현재 이와 같은 상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유가 폭등은 자국 탓이 아니라면서 공급을 확대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사우디 외무부 관리는 전날 국영 SPA 통신을 통해 세계 원유 시장 불안은 예멘 반군의 악의적인 공격 때문이며 사우디는 가격 불안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고, 이후 사우디 당국이 해당 공격으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규모 증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외무부 관리의 발언은 이에 여전히 부정적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