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레녹스와 합작법인 만든다…북미 공조시장 드라이브

삼성전자,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 참가

 

삼성전자가 미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손 잡고 북미 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북미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톱티어(일류) 공조 설루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지역 프리미엄 브랜드인 레녹스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북아메리카'(Samsung Lennox HVAC North America)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다. 합작법인은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용·상업용 HVAC 분야 전문 기업으로, 북미에서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레녹스 기업 이미지(CI)
레녹스 기업 이미지(CI)

삼성전자는 이번 합작으로 레녹스의 유통망을 활용해 성장세가 높은 개별 공조(Ductless)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단독 주택 중심인 북미 지역의 경우 주택 천장 공간이 넓어 덕트 설치가 용이해 유니터리(Unitary) 방식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공동주택과 중소빌딩 공급이 늘어나면서 개별 공조 시스템과 유니터리·개별 공조를 합친 결합형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 40여년간 개별 공조 설루션을 제공해 온 삼성전자와 북미 유통망·유니터리 공조 설루션을 갖춘 레녹스가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유통망에 레녹스의 유통망을 더해 판매 경로를 확대하고, 레녹스는 유니터리 제품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 공조 제품까지 판매하며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합작법인은 북미 지역 레녹스 직영점, 홈 빌더(주택건설업자) 파트너들에게 합작 브랜드(Lennox powered by Samsung)의 개별 공조 제품을 공급하고, 기존 삼성전자 유통점에는 삼성 브랜드 제품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개별 공조 제품에는 기기 간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와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적용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AI 라이프 설루션과 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북미 홈 빌더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한편, 공조 설루션 외에도 가전제품, TV 등 다양한 제품과 설루션 등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 참가
삼성전자,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 참가

북미 지역은 도시화와 인구 증가, 에너지 규제 등으로 공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비스리아에 따르면 북미 공조 시장은 2023년 297억달러에서 2024년 320억달러로 약 8% 성장하고, 2034년에는 488억달러 규모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알록 마스카라 레녹스 최고경영자(CEO)는 “견고한 고객 신뢰도와 시장 내 선두적 입지를 갖춘 양사가 만나 합작법인이 이뤄졌다”며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조 기술에 투자하는 만큼 삼성과 협업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며 앞으로 양사가 그려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 사장은 “우수한 개별 공조 제품과 고객 네트워크 확보에 중점을 둔 협업으로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공조 부문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함께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쿠치나 2024' 삼성전자 부스 둘러보는 한종희 부회장
‘유로쿠치나 2024’ 삼성전자 부스 둘러보는 한종희 부회장

이번 협업을 계기로 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 중인 가전 사업의 체질 개선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DA)사업부장을 겸하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DA사업부가 아직 1등을 못 하고 있지만, (TV와 휴대폰의) 후광을 받고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결 경험을 주면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전 사업이 웃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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