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파악 못한 가족들은 발만 동동…”제발 살아있기만을”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24일 사망자·부상자의 가족들이 밤 늦은 시각까지 침통한 모습으로 당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시민 센터’에서는 당국이 하나둘씩 희생자 이름을 내놓을 때마다 실낱같던 기대가 절망으로 바뀐 가족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한 남성은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죽었어”라고 소식을 전했다. 시민센터 건물 뒤에서 한 여성은 혼자 발을 구르고 울부짖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그는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 문제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누군가 한 명은 (총격범의) 극단적 변화를 눈치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에 10살짜리 사촌을 잃었다는 한 여성은 “수영하겠다며 여름방학만 목을 빼고 기다리던 아이”라며 “총기를 더 규제해야 한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은 그저 다른 사람을 해치려 한다. 특히 학교의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을 노린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자녀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한 남성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0살짜리 아들 로젤리오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한 상태라며 발만 동동 굴렀다.
그는 “병원으로 가랬다, 시민센터로 가랬다가, 다시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아들을 안전한 모습으로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무슨 소식을 알게 된다면 꼭 좀 전해달라”고 호소했다.
증손녀가 피해를 당했는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한 69세 남성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라며 “살아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소셜미디어에 피해 아동이 웃는 모습 등의 사진을 올리고 어떤 정보라도 전해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표현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텍사스주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어린이 19명과 성인 2명 등이 숨졌다. 총격범은 18살의 고등학생 샐버도어 라모스로 확인됐다. 그는 현장에서 진압 요원에게 사살됐다.
유밸디는 라틴계 주민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참사 현장 바로 옆에 있는 장례식장은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서비스에 대해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