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찾은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5·18 단체와의 만남을 앞두고 ‘숨 고르기’ 시간을 보냈다.
전씨는 이날 0시 40분께 광주 서구 한 호텔에 도착해 오전 10시 50분까지 휴식을 취했다.
장시간 비행과 경찰 조사에 이어 곧바로 광주를 찾은 전씨로서는 귀국 후 첫 휴식이다.
그는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새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빨래방을 들르는 등 개인 시간을 보냈다.
오는 31일 5·18 단체와의 만남을 위해 5·18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도 가졌다.
전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 중요한 자리인 만큼 오늘 잘 준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며 “오늘은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남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다면 내일 방문해볼 생각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자라온 환경과 들어오던 얘기로 인해 (광주에 대해) 좋게 보지 못했던 적이 있지만 이렇게 기회를 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줘 감사하다”며 “소중한 기회를 주신 만큼 실수하지 않고 상처받은 분들 마음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족을 향해서도 “저희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보라”며 “최소한 진정으로 사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를 알아본 광주 시민들은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전씨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음료수를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한 시민은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던 전씨에게 다가와 “여기 와줘서 고맙다. 마음이 조금 풀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씨는 SNS 라이브방송을 통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저도 깜짝 놀랐다”며 “따뜻한 분들이 너무 많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씨는 오는 31일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5·18 단체와 만나 사죄 입장을 밝히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