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현대차-LG엔솔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 사태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하며 ‘경제 성장 동력’이라고 치켜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이민 단속을 옹호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는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이 대규모 불법 체류 단속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속이 시작되기 불과 하루 전인 3일, 켐프 주지사가 다른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직접 환영하며 “조지아주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극찬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줄곧 침묵을 지키던 켐프 주지사는 사건 발생 후 사흘이 지난 지난 7일, “조지아주는 모든 법을 집행한다”는 내용의 강경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조지아주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은 주와 국가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관련 협력업체의 불법 고용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던 중 켐프 주지사는 또 다시 태도를 바꿨다. 지난 12일, 한국인 노동자들이 전세기 편으로 귀국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자, 켐프 주지사 측은 “이번 사태가 한국과 현대차와의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협력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고용 단속의 원칙을 강조하던 이전 성명과는 사뭇 다른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보인 것이었다.
이러한 켐프 주지사의 오락가락하는 입장은 조지아주의 이민 정책과 경제 정책 사이의 충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외국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주 정부의 전략과 연방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켐프 주지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 나갈지, 한인사회를 비롯한 조지아 주민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