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확대된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퍼드대와 노스웨스턴대,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의 공동연구 결과, 팬데믹 이후 온라인쇼핑이 급증했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인들은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온라인 쇼핑에 3천750억 달러(약 508조 원)를 추가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닉 블룸 교수는 재택근무와 재택과 출퇴근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 이 같은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지역은 온라인쇼핑이 증가했지만 대면 근무가 많은 지역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가 온라인쇼핑을 요일별로 분석한 결과, 한 주간 업무가 마무리되면서 나른해지는 시간대인 금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의 설문조사 결과, 직장 여성의 4분의 1 이상이 근무 시간에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으며, 특히 Z세대는 그 비율이 41%나 됐다.
이와 관련해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면서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보석을 판매하는 제니 허쉬는 매출의 80%가 근무 시간에 이뤄지고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언더아머 등에 판매 컨설팅을 하는 리자 암라니는 소매 대기업들도 이런 추세를 파악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정오나 오후 3시로 제품 할인 등 마케팅 이메일 발송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SJ은 근무 시간에 쇼핑하는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쇼핑을 조금 즐긴다고 생산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면서 대면 근무를 해도 휴게실 등에서 동료들과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록 열람 지원 서비스를 하는 기업 최고경영자 에이스 바타차르야는 “(재택근무는) 커피 브레이크나 생일 축하 행사 등이 없다”면서 “대신 이베이에서 한정판 스니커즈나 수집용 피겨를 보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