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첫 TV토론 90분 혈전, 초박빙 대선 판세 가른다

해리스 부통령 대 트럼프 전 대통령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다음 달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첫 대좌를 갖기로 합의하면서 현재 초박빙 구도인 미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8일 ABC 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다음 달 10일 ABC뉴스 주관으로 열리는 90분간의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경합주 표심 등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토론 개최 장소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전했다.

ABC뉴스 앵커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가 토론 진행을 맡으며,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TV 토론과 마찬가지로 청중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지난 6월 말 진행된 바이든-트럼프 TV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에 불을 붙이며 결과적으로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로까지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해리스-트럼프 TV 토론 역시 해리스 등판 이후 ‘초접전’ 구도로 새 판이 짜인 미 대선 구도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선수 교체 후 처음으로 이뤄질 두 사람의 맞짱 토론에 대해 NYT는 “이미 예측불가능한 대선 캠페인에서 가장 중차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짚었고, CNN 방송은 두 사람의 토론이 “비범한 대선 캠페인의 또 다른 역사적 전환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TV 토론은 두 후보 모두에게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번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완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다시 대세론을 굳힌다는 복안이다.

반면 후보 교체 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토론을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유세장서 손 흔드는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유세장서 손 흔드는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두 사람은 이번 토론에서 경제부터 외교·안보, 이민·국경, 낙태권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기 침체와 국경 문제 등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동반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후보 교체에 따른 대선 전략 조정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뚫린 국경”(불법이민자 다수 유입)과 “범죄에 대한 유약한 정책” 등을 지적하는 기존의 선거 기조를 동일하게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내가 대선에서 지면 경제공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TV 토론에서도 현 정부의 부정적인 경제 지표를 내세우며 이번 대선이 ‘번영’과 ‘대공황’ 사이에서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역시 전날 위스콘신주에서 한 유세에서 현 정부를 ‘해리스 행정부’라고 부르며 이민자 유입에 따른 범죄 우려와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기자회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자회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검사 출신 상원의원인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에서 이전부터 내세워 온 ‘검사 대(對) 중범죄자’라는 구도를 부각하고 낙태권 등의 쟁점에 대해서도 전면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징하는 ‘과거로의 회귀’ 대 ‘미래로의 진보’의 대결이라는 구도도 강조할 태세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유세에서 자신의 검사로서의 경력을 내세우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고 말해 ‘트럼프 저격수’를 자임하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에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 각자는 자유와 공감,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존립이 걸려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폐지한 낙태권 문제도 이번 토론의 주요 쟁점으로 이슈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공격에 이용한 ‘고령 프레임’이 50대인 해리스 부통령의 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암살 시도부터 바이든 후보 사퇴까지 대형 변수들이 이어지며 역대급 ‘롤러코스터’ 형국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대선 후보 TV 토론에는 전례없는 국민적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바이든-트럼프 TV 토론 시청자가 5천1백만명을 넘긴 가운데, NYT는 이번 토론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일대일 대결 무대라는 점에서 이전 토론보다 더 큰 흥행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발언하는 해리스 부통령
발언하는 해리스 부통령

 

첫 TV 토론을 앞두고 두 후보는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토론의 구체적인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합의했다고 주장한 폭스뉴스와 NBC TV 토론 개최 여부를 두고서도 벌써부터 신경전이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9월 4일 폭스뉴스와 9월 25일 NBC 뉴스 주관 토론에도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주관 토론에는 불참 입장을 시사했으며 NBC 토론은 아직 공식 참여 의향을 밝히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 유세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토론 일정에 관한 질문에 “9월 10일 토론 이후에 기꺼이 추가 토론에 대한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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