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나흘간 내린 기록적 폭설 이후 한파까지 겹치면서 25일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전날 눈이 그친 이후 제설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교통 통제 구간은 상당 부분 해제됐지만, 집계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다.
◇ 폭설 그치니 한파…전국이 ‘꽁꽁’
지난 24일 기준 제주 한라산 사제비(산지) 92.4㎝ 등 동해안과 경상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에 눈이 내렸다.
일부 지역에은 역대 순위권 적설량을 기록한 가운데 눈이 그친 뒤 이틀째인 이날까지 대부분 지역에 눈이 쌓여 있으며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파경보는 경기·강원·충북·경북 등의 산간·내륙 지역을 위주로 발효됐고, 서울·대전·세종과 충남·전남·전북·경북 일부 시군 등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하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26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하락하는 등 이번 한파는 내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대설에 막힌 교통, 제설작업 속도에 정상화
제설작업이 속도를 내며 도로는 속속 통제에서 해제됐다.
전남은 오전까지 구례, 진도, 곡성, 화순 등 지역 6곳 도로가 통제됐으나, 오후에는 겨울철 상시 통제 구역인 구례 성삼재와 제설작업 중인 진도 두목재를 제외한 도로가 통행이 가능해졌다.
광주도 전날까지 통제된 송강로, 무등로, 구 너릿재 등 도로 3곳의 통제를 이날 오전 해제했다.
최고 30㎝ 눈이 내린 충남 서천에서도 제설 작업이 진척돼 중단된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됐으나, 산간 마을은 제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폭설에 따른 제설 역량이 한계에 부닥친 전북에는 강원도 제설 차량이 지원에 나서 힘을 보탰다.
전북도는 가까운 곳에 장비와 인력 지원을 요청하려고 했으나 인근 시·도에도 워낙 많은 눈이 내려서 부득이하게 가장 먼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강원도는 특수제설차 등 장비 7대와 인력 15명을 보내 화답했다.
광주시는 폭설 이후 곳곳에 파손된 도로가 발견되면서 포트홀 복구 긴급 보수팀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 폭설 피해 규모 시간 지날수록 ‘눈덩이’
눈이 그치고 폭설로 인한 피해가 추가 파악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전국 대설·한파 피해는 이날 오전 기준 동파 926건(계량기 922, 수도관 4), 시설물 붕괴 380건 등이다.
그러나 이날 하루 동안 대설 피해를 추가 조사한 결과 피해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60㎝가 넘는 폭설이 내린 전북에서는 현재까지 236건의 시설물 붕괴 피해가 접수됐다.
건축물 5건, 비닐하우스 189건, 축산 42건 등이고, 4개 시·군에서 시설 작물과 밭작물이 쌓인 눈에 묻혀 얼어붙었다.
현재까지 냉해 면적은 2.8㏊로 집계됐으나 신고가 이어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순창지역 마을 2곳에서는 수도관 동파 등으로 343가구가 단수 피해를 겪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오전까지 114동이던 시설 피해가 오후 6시를 기준으로 172동으로 늘어나면서 잠정 재산피해액은 11억6천200만원으로 불어났다.
조사 결과 시설하우스 84농가 137동 8만184㎡와 축사 시설 13농가 35동 1만2천647㎡가 폭설 피해를 봤다.
시설하우스 피해 작물은 마늘, 딸기, 무, 배추, 체리, 고추 등이고, 축사 피해 가축은 한우, 오리, 돼지 등이다.
재산피해액은 농업 분야 7억400만원, 축산분야 4억5천8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폭설 피해조사를 내년 초까지 지속할 예정”이라며 “제설 작업도 상당 부분 진척돼 내일 출근길 불편은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